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끄적끄적 : 일상

내가 공공기관을 퇴사한 이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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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대가 지나고, 30대가 되었을 때 작은 사업을 시작했다.
회사를 다니며 돈을 버는 것 보다 사업의 길이 빠를 거라 생각했다.
결과는 좋지 않았다.

 

내게 남겨진 것은 학자금 대출, 사업하면서 생긴 빚, 그리고 적지 않은 나이였다.

 

엄마는 내게 늘 안정적인 직장 다니는 걸 원하셨지만 그럼에도 사업을 하겠다는 나를 말리지 않으셨다.
이번엔 내가 엄마 말을 듣기로 결심하고 공공기관에 입사를 한다.

사람마다 다 다르게 느끼겠지만 나에겐 하는 일도, 야근이 적은 것도, 함께 일하는 분들도 너무나 완벽했다.

내게 완벽하지 않았던 건 월급뿐이었다.


다시 사회 초년생의 월급으로 돌아왔지만, 그래도 만족하며 다녔다.

월급은 시간이 지나가면 오를 것이고 정년이 보장되는 삶이었기 때문이다.

 

 

 

그런데 나는 또 퇴사를 했다.

 

굶어죽지 않을 정도의 삶은 살았지만 빚을 갚으며 적은 돈으로 살다보니 늘 수입보다는 소비가 많았고,
카드 사용률이 줄지 않았고, 자족하며 살면 된다고 나를 위로해봤지만

다람쥐 쳇바퀴 돌 듯 매일매일 그저 빚과 카드 값을 메꾸는 기계같은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.

 

주변에서는 다시금 날 말리기 시작했다.
나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.

그 이유는 월급의 액수 빼고는 모든 것이 완벽했기 때문이었다.
인정받았고, 팀웍도 좋았고, 하는 일이 재밌어서 회사 가는 것이 싫다고 느껴본 적이 단 한순간도 없었다.

 

여러 책도 읽어 보고 유튜브도 보다보니 빠르게 빚에서 탈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확신이 들었고

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지만 나아지는 것이 별로 없었다.
빚을 갚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소비를 줄이거나 수입을 늘리는 것인데

소비를 줄이는 것 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음을 느꼈다.

 

돈돈돈 거리는 것이 좋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, 이렇게 살다가는 평생을 빚만 갚다가 끝날 것 같았다.

 

그렇게 나는 다시 퇴사했다.
나는 20대 때 자꾸 퇴사하는 나의 모습이 싫었고 꾸준하지 못한 사람 같았지만

결국 난 나의 선택이 모두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믿는다.


그리고 비록 정년이 보장되지는 않지만

조금 더 높은 연봉을 받으며 그리고  같은 일을 즐기며 빚을 갚아가는 나의 삶에 더 많이 만족한다.

 

그때에도 좋았고 지금도 좋다. 나는 잘 하고 있는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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